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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매거진

양주 장흥관광단지로 춘삼월의 봄나들이 여행

  • 작성자임자영
  • 작성일2020.03.30
  • 조회수977
얼었던 들판을 온기로 감싸는 춘삼월의 햇볕이 내리쬐는 춘분, 나는 반가운 봄을 맞이하러 버들나무 고을이라 불리는 양주로, 사람의 발길이 아직은 더딘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으로 향했다.

    

3호선 구파발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19번 버스를 타고 주택 단지 조성 공사가 한창인 고양을 지나 DMZ접경지역 양주에 들어섰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너른 산과 들의 한적한 모습을 바라보니 도심의 때가 서서히 씻겨감을 느꼈다. 버스의 행선지를 따라 점차 양주의 안쪽 장흥에 가까워지니 도로 옆으로 제법 높은 산들이 나를 향해 고개를 들며 겹겹이 마중을 나왔다. 곧 산고개 사이에 드리운 아담한 평지에 들어서자 소소하게 자리잡은 주택가, 상가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높게 솟은 안내 표지판이 그곳이 바로 장흥관광단지임을 알려 주었다. 


장흥관광단지에는 자주 운행되는 버스도 없고 쉽게 잡히는 택시도 없지만 권율장군묘, 온릉, 장옥진미술관, 시립 캠핑장, 천문대 등이 오밀조밀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자가용 없이 걸어서도 여행이 가능한 곳이다.


나는 장흥관광단지 도로를 따라 내려오며 이곳저곳 들린 계획으로 가장 북쪽에 위치한 권율장군묘역에서 하차하였다. 권율장군묘역에서 내리니 반대 보도길에 낮게 쌓아진 담 너머 언덕에 자리잡은 권율장군묘를 바로 볼 수 있었다. 담길을 따라 30보 정도만 걷자 바로 권율장군묘 출입구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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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장군 묘 출입사립문으로 입장하면 넓게 트인 대지 오른쪽에는 비각과 권율장군 신도비가, 왼쪽에는 재실이 위치하고 그 사이로 높은 언덕에 권율 장군 묘, 형 권순 묘, 아버지 권철 묘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행주대첩을 이끈 명장 권율은 경기도 강화군에서 태어났고 어릴 때 서울의 종로구로 이사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 권철은 영의정까지 지낸 고위관직자였지만 우리의 예상과 달리 권율은 40살이 되도록 관직에 나가지 않고 과거시험에도 응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친구들이 권율에게 "과거를 보든지 집안 이름을 써서 관직이라도 얻든지 언제까지 그렇게 살텐가?"라고 묻자 권율은 "옛날 태공망은 나이 80에 현달해도 오히려 천하를 경영하여 백성을 구제했는데, 아직 내 나이가 태공망의 반밖에 안되는데다 능력까지 미치지 못하는데 어찌 출세가 늦을 걸 걱정하겠냐?"며 반박하고는 계속해서 지인들과 어울려 전국을 여행하거나 지리를 연구했다고 한다. 그러다 아버지의 상을 치른 후 금강산에 들어가 과거 공부를 시작했고, 1582년에 식년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승문원정자가 되니 이 때 나이가 46세였다.


권율 장군 신도비 맨 상단에는 朝鮮國 八道 都元帥 贈 領義政[조선국 팔도 도원수 증 영의정] 라고 씌여 있는데 이는 권율 생전에는 임진왜란의 공을 인정받아 도원수에 올랐고, 사후인 선조 32년 나라에서 권율을 영의정으로 추증하여 그의 공적을 기렸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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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 장군 묘 재실에서 왼쪽 방향으로 정돈된 샛길을 따라 몇 걸음 옮기자 하얀색 벽과 무지개 색 창문이 어우러진 장욱진 미술관이 보였다. 화가 장욱진은 박수근, 이중섭과 함께 한국의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2세대 서양화가로 이 미술관에는 장욱진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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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의 작품들을 보면 가족이나 나무, 아이, 새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소재들을 단순하게 표현, 넓은 여백에 소재를 아무렇게나 배치해 흡사 아이들이 그린 그림 같은 천진난만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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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방지를 위해 현재는 미술관 운영이 잠정 중단되어 미술작품을 관람할 수 없었다. 미술관 옆에는 양주 시립 카라반 캠핑장, 별을 감상할 수 있는 송암스페이스센터도 있지만 모두 운영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조만간 방문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하며 나는 미술관 건물 앞에 조성된 조각공원에서 한가로이 흐르는 실개천의 자태를 잠시 조용히 감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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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권율 장군 묘 출입 사립문으로 나와 도로를 따라 걷다, 근처 식당으로 배를 채우러 들어갔다. 장흥산장에서 내가 주문한 메뉴는 새우 수제비. 새우가 주는 바다향에 주인장이 아끼지 않고 털어놓은 고춧가루, 마늘, 깻잎이 더해져 칼칼해진 국물을 먹으니,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공기밥을 추가하여 속을 채우니, 다시 길을 떠날 힘이 솟았다.


도로를 따라 뚜벅뚜벅 걸으니 20여분 만에 가나아트파크에 도착했다. 가나아트파크는 가나 어린이미술관, 피카소어린이미술관, 에어포켓 &  B’bob 야외 그물놀이터, 야외 조각공원 등으로 구성된 예술복합문화공간이다. 가나어린이 미술관은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며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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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파크 옐로우스페이스(Yellow Space)는 세계적인 섬유작가 토시코 호리우치 맥아담(Toshiko Horiuchi MacAdam)의 작품 에어포켓(Air Pocket)이 설치되어 있다. 신개념 텍스타일 놀이터인 에어포켓은 생명을 잉태하고 강인함을 상징하는 여성의 신체 이미지를 착안하여 뜨개질하듯 그물을 손수 짠, 인간 친화적 놀이터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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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블루스페이스에서는 피카소의 친구 앙드레 빌레르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빌레르는 피카소의 작업실을 자주 찾아가 피카소의 모습을 많이 담았다. 빌레르의 사진을 통해 작가로서의 대담함과 강인함 그리고 삶과 예술에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했던 피카소의 열정과 가족 및 친구들과의 행복한 모습, 그리고 천진한 피카소의 모습 등 옆집 아저씨 같은 피카소를 그의 판화 작품들과 함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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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장흥관광단지를 이곳 저곳 뚜벅뚜벅 걸어온 바, 이곳은 온 가족을 위한 놀이터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아빠를 위한 역사공간, 작품 관람을 즐기는 엄마를 위한 전시공간, 뛰어다니는 것을 즐기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누구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흥관광단지로 올 휴가철에 많은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장욱진미술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93     Tel   : 031-8082-4245

가나아트파크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17(일영리 8)   TEL :  031-87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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